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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삶의 지도

꿈이 없었던 아이

특출 나게 잘하는 것이 없었고, 장래희망이나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는 항상 '둘 다 없는데요...?'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중학생 때 장래희망을 또 뭘 적어내야 하나 고민하던 중 친구가 자기의 꿈은 승무원이라고 꿈이 없으면 같이 해보자는 얘기에,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여쭤보았고 어머니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때부터 그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늘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만 좋아하지, 해외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해도 유연하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기에 적합한 꿈이 아닌 것 같다고 느꼈지만, 좋아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아른거려 어느 순간 '내 꿈은 승무원!'이라고 정해버린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3이 되었고 대학교는 영어와 무역을 같이 배우는 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이 전공을 선택한 이유도 따로 있지만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름 열심히 살았던 대학생

수능을 망쳤다는 생각에 부모님께 죄송해서 대학생 때는 무조건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다짐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1년만 활동해도 되는 학교 홍보대사를 3년 이상 활동 및 한국장학재단 장학앰배서더로 활동을 하면서 4.25/4.5의 성적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 학기가 되었을 때부터는 학교 항공학부 조교로 일하면서 항공사로 이력서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 승무원에 대한 공부를 따로 하지는 않았어서 일단 지원을 해보고 혼자 공부를 할지 아니면 승무원 학원을 다녀볼지를 판단하려 했습니다. 마침 4곳의 항공사 공채가 열려 지원했는데, 4곳 모두 서류 합격했지만 1곳에서만 1차 면접을 통과해 인적성 검사, 수영 등등을 통과하여 2차 면접을 가게 되었습니다. 

 

땅콩 회항🥜

2차 면접을 앞두고 있던 중에 땅콩 회항 사건이 일어났고, '어? 승무원의 현실이 이런 건가? 역시 우리나라에서만 각광받는 직업인가?'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그리고 2차 면접이 시작되었고, 면접관께서 한 명씩 이 사건을 주제로 압박 면접을 진행하셨습니다. 1차 면접의 압박 면접 때는 오히려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2차 면접 때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 긴장을 심하게 하게 되었고, 제 자신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른 채 면접이 끝났습니다.

결론은 역시나 불합격.... 그 뒤로 승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다시 꿈이 없어진 아이

승무원이라는 꿈을 접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교수님의 추천으로 무역 전공을 따라 중소기업의 수출 및 영업 관리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공책에서만 보던 수출을 실제로 하게 되니 신기했고 그렇게 평화롭게 근무를 이어갔습니다. 근무한 지 4년이 되니, 입사 당시 좋았던 회사 경영 상황이 점점 악화되었고 결국 제가 속한 팀의 운영이 어려워져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재취업을 위해 무역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고, 영어 자격증을 따야겠다 생각했고 바로 한국무역협회 2개월 교육을 듣고 오픽 IH 자격증을 땄지만, 곧 코로나가 터지면서 문과생의 취업문이 막혔습니다. 당시의 문과생들은 여기저기 자리만 있다면 직무를 따지지 않고 무작정 지원하는 상황이었고, 저도 그런 지원자 중 한 명이었지만 어떤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개발자의 길로

이력서를 쓰면서도 사실 무역은 서포트의 일이라 4년이라는 경력이 있어도 성과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없어, 이를 증명할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취업이 더욱 어려워지자 다시 한번 '무역 직무'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친한 언니와 같이 밥을 먹게 되었고 그 언니의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국비지원 교육을 통해 개발자의 길로 들어섰다며 회사에서 자신이 코딩한 로봇 동영상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고, 부모님께 말씀드린 후 곧바로 개발자의 길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 간의 국비지원으로 자바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할수록 백엔드 개발자보단 프론트엔드 개발자에 더 흥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프론트엔드에 대해 잘 모르지만, 무역 도메인을 가진 회사에 지원해 바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원샷 원킬...) 오히려 면접 때 개발 관련 질문보다 무역 관련 질문을 여러 개 받았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뽑혔는데 ASP.NET...?

회사에 들어갔지만 그때 당시의 회사가 외국 회사에 인수된 지 얼마 안 되었던 시점이라 팀 구조 조정이 잦았고, 2년 근무 후 퇴사할 때까지 팀이 4번 정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뽑혔는데 정작 정신 차리고 보니 ASP.NET과 MSSQL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꿈이 있었기에 회사 일을 하면서 프론트 공부를 따로 하려 했지만, 잦은 야근 때문에 결국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뽑혔지만 당시 JavaScript는 정말 기초만 알고 있었고, React와 TypeScript에 대해서는 무지할 때라 당당히 '저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뽑혔는데 왜 ASP.NET, MSSQL을 하는 건가요?'라고 여쭤볼 수 없어 퇴사한 김에 '진짜 제대로 공부해 보자! 그래서 당당히 저 프론트엔드 개발자입니다!라고 말해보자'라는 마인드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회사에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없었고, 저를 시작으로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두려고 하셨다고 합니다...🥺 결국 팀이 바뀌면서 팀장님도 바뀌어 다른 언어를 하게 되었지만요..)

 

왜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지... 하지만 극복🏋🏻‍♀️

공부를 하면 할수록 해야 할게 많다는 생각이 들고 취준 기간이 길어지니 자신감이 점차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1일 1 커밋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운동이라는 취미를 가지게 되어 열심히 크로스핏을 다니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근육이라곤 없던 제가 운동으로 조금씩 근육이 붙는 걸 보며, 꾸준히 하다 보면 내 코딩 근육도 단단해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하루하루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후회를 하더라도 도전하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으로 

다양한 스터디를 참여해 보고, 해커톤을 참가하는 등 여러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뤄왔던 블로그 글쓰기에 도전하기 위해 글또에도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지금까지의 삶을 글로 풀어본 적이 없는데 저는 생각보다 많은 스토리를 가진 사람이었군요?

스스로 자존감이 낮고 도전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생각했는데, 글을 쓰고 나서보니 누구보다 스스로를 믿고 있고 도전의식이 강한 사람이었네요. 덕분에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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